낙선 경기도의원들 줄줄이 ‘해외연수’ 빈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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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선 경기도의원들 줄줄이 ‘해외연수’ 빈축
  • 이민우 기자
  • 승인 2010.06.08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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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 20여일 남겨 놓고 ‘견학’·‘시장현황 조사’ 명목으로 외유

6.2지방선거에서 떨어져 임기가 20여일 밖에 남지 않은 경기도의원들이 무더기로 해외연수를 떠나거나 준비해 ‘혈세 낭비’라는 비판에 휩쌓였다.

8일 경기도의회에 따르면, 지난 7일 도의회 보건복지가족여성위원회가 해외연수에 나선데 이어, 8일엔 농림수산위원회, 10일엔 건설교통위원회 소속 도의원들이 잇따라 해외연수를 떠난다. 대부분 낙선한 도의원들이고, 비용은 세비로 충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일 먼저 지난 7일 3박5일 일정으로 베트남 해외연수를 떠난 보건복지가족여성위원회 황선휘 위원장을 비롯해 소속 도의원 7명은 모두 낙선한 인물이다. 이들은 호치민시와 붕타우 지역 고아원, 노인복지시설 등을 견학한다는 명목으로 연수에 나섰다.

농림수산위원회 최지용 위원장 등 소속 의원 5명도 4박5일간의 일정으로 베트남 하노이로 떠나 지역 농특산물 시장현황을 조사한다는 계획으로 8일 연수를 떠났다.

건설교통위원회(위원장 김인종) 소속 낙선의원 7명과 당선의원 2명 등 9명은 오는 10일부터 2박3일간 일본 동경과 요코하마를 방문하며, 일본 국회를 둘러보고, 교통관제센터도 견학할 예정이다.

이처럼 낙선의원들이 의원 개인에게 편성된 해외연수비 예산 90만원을 쓰기 위해 해외연수에 나서자 비판의 목소리가 일고 있다.

“낙선한 의원들의 ‘해외여행’이 어떻게 ‘해외연수’ 되겠는가”

민주당 경기도당은 이날 오후 브리핑을 통해 “낙선 의원들이 세비로 줄지어 해외여행을 떠난다고 한다”면서 “대부분 이번 지방선거에서 낙선한 한나라당 소속의원들이고 어이없는 일”이라고 꼬집었다.

민주당 경기도당은 “낙선한 의원들의 ‘해외여행’이 어떻게 ‘해외연수’가 되겠는가”라면서 “임기가 다 끝나서 해외 가는 것은 ‘연수’가 아니고 여행‘이며, 혈세를 쓸 이유가 없다”고 질타했다.

논평은 또한 “아직 출국 전의 건설교통위원회가 해외여행 계획을 포기해야 하며 정 떠나겠다면 사비를 들여서 가라”고 요구한 뒤, “먼저 출국한 보건복지가족여성위원회와 농림수산위원회 위원들은 귀국하는대로 세비로 들어간 여행 경비를 자기 돈으로 갚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실련 경기도협의회도 성명을 내어 “낙선한 경기도의원들의 집단 해외연수는 전형적 예산낭비 사례이자 지방행정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위로성 외유”라면서 “전형적 예산낭비, 위로성 외유를 개탄한다”고 비판했다.

경실련 경기도협의회는 “여러 가지 사정으로 당초의 계획이 연기되어 임기 20일을 앞둔 시점에서 의원 해외연수 본연의 취지를 살릴 수 없다면 취소하는 것이 당연한 조치”라면서 “양극화 심화, 침체된 서민경제로 인해 경기도민들의 어려움이 여전한 가운데 낙선 도의원들을 위로관광 시켜줄 정도로 경기도의 재정사정이 여유로운지 경기도의회는 답해야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박완기 경실련경기도협의회 사무처장은 “의정활동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낙선 도의원이 위로성 외유를 하는 건 전형적인 예산낭비”라면서 “위로성 외유의 재발 방지를 위해 선거 6개월 전부터는 의원들의 해외연수를 전면 금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선거 전 미래 심의 받아 놓은 건데, 묘하게 선거 결과가 나왔다”

이와 관련 경기도의회 관련자는 “워낙 해외 연수가 2월 초쯤 계획돼 있었는데, 행정사무조사와 무상급식 문제로 연기된 것”이라며 “선거 전에 미리 공무여행허가 심의를 받아 놓은 건데 묘하게도 선거 결과가 그렇게(낙선) 나왔다”고 해명했다.

한편 경기도의원 1인당 1년간 해외연수비는 180만원이 책정돼 있으며, 올해엔 임기 교체기이기 때문에 상반기에 해당하는 예산 90만원씩 배정돼 연수를 떠났다. 또한 각 상임위 별로 의원들을 ‘보좌’한다는 명목으로 3~4명의 공무원들도 함께 출국한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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