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속 쾌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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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속 쾌거
  • 우승오 기자
  • 승인 2010.02.26 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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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동안 전통적 강세종목인 쇼트트랙에만 의존하던 메달사냥이 스피드스케이팅까지 범위를 넓힌 것이다. 그것도 단순한 메달권 진입이 아니라 세계를 경악하게 할 정도의 금·은빛 질주였다.

지난 14일 이승훈 선수가 아시아 선수로는 최초로 남자 5천m에서 은메달을 딴 뒤 16, 17일 잇따라 모태범과 이상화 선수가 남녀 500m에서 금메달을 휩쓸었다. 육상의 꽃인 100m에 비견되는 남녀 빙속 500m를 한 나라가 차지한 것은 올림픽 역사상 이번이 처음으로 세계가 놀라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쾌거는 결코 기적이나 이변이 아니다. 한국 빙속은 그 동안 세계 정상에 우뚝설 만한 노력을 기울였고 이번 성과는 당연한 결과다. 
이번 쾌거를 이룩한 선수들은 스물한두 살의 대학생이다. 이들은 올림픽에서 정상급 선수들과 경쟁하면서도 결코 주눅들지 않았다. 경기에 임할 때는 누구보다 당찼지만 경기장 밖에서는 재기발랄한 신세대 모습 그 자체였다.
지도자와 선배들의 공이 컸음은 말할 나위가 없다. 지도자들은 강압적인 훈련 대신 맞춤형 지도를 통해 스스로 노력하는 자세를 길러줬고, 선배들은 후배들에게 자신감과 꿈을 북돋웠다.

고강도의 체력훈련과 선수 개개인의 체력상태 등을 고려한 과학적인 훈련도 큰 몫을 담당했다. 쇼트트랙의 곡선주로 기술을 스피드스케이팅에 접목한 것도 불리한 체격조건을 만회한 원동력이다. 국제규격을 갖춘 빙상장 등 기반시설을 갖춘 것도 62년 만의 빙속 금메달을 일군 배경이 됐다.
엘리트 체육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이들도 없지 않지만 분명한 건 이번 쾌거는 이런 노력의 총체적 산물이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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