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중동, 독자와 싸우려고 재벌까지 동원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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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중동, 독자와 싸우려고 재벌까지 동원했나
  • 김광충 기자
  • 승인 2008.06.22 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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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꾼을 압박한 경제단체들의 ‘배후’에 조중동이 있었다.

지난 18일 전국경제인연합회, 대한상공회의소 등 경제5단체는 ‘조중동에 광고하는 기업들에 대한 네티즌들의 광고 중단 운동을 막아달라’며 인터넷 포털들에게 협조공문을 보냈다.

‘기업의 정상적 마케팅 활동 저해 행위에 대한 관리요청’이라는 제목의 이 공문은 네티즌들의 운동을 “자유시장 경제 활동을 저해하는 일”로 규정하면서 “기업이 정상적 광고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주요 포털사가 적극 협조해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20일 한겨레신문은 경제5단체가 이런 공문을 보낸 것이 조중동의 ‘강한 요청’에 따라 이뤄진 것이라고 폭로했다. “조중동이 현직 편집국 간부들을 동원해 경제단체들의 핵심임원들과 직접 접촉한 것으로 안다”는 재계 인사의 주장과 이를 뒷받침하는 주장들도 나왔다.
또 이번 경제5단체의 공동행동은 전경련이 주도했는데, 이 과정에서 그동안 관행적으로 해왔던 주요 회원 그룹들과 사전조율도 거치지 않았다고 한다.

우리는 조중동의 낯뜨거운 행태를 접하며 두 가지 사실을 확인하게 된다.
첫째, 누리꾼들의 ‘조중동 광고 불매’ 운동이 강력한 효과를 거두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조중동은 지면을 통해 누리꾼들의 자사 광고기업에 대한 항의, 불매 운동을 거세게 비난하고 있다. 조선일보는 일부 인터넷카페에 ‘법적 대응’ 운운하는 공문을 보내기도 했다. 그러나 이런 대응에 누리꾼들의 위축되기는커녕 더욱 거세게 반발하고 나서자 재계에 ‘도와달라’며 요청한 모양이다. 조중동의 다급한 상황이 읽힌다.  

한겨레신문이 전한 경제단체 간부의 말도 의미심장하다. 이 간부는 “조중동이 그동안 재계 입장을 강력히 대변해온 자신들이 어려움에 처했는데 재계가 모른 척 할 수 있느냐고 말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조중동의 어려움이 어느 정도로 심각한지 궁금해진다.

둘째, 조중동이 구태를 벗고 환골탈태 하려면 지금보다 더 강력한 언론소비자 운동이 필요하다는 것도 확인했다.
그동안 조중동은 우리 사회의 중요한 문제들에 대해서 힘있는 집단들과 ‘여론 호도의 커넥션’을 맺어왔다. 조중동의 논리를 한나라당, ‘보수단체’, 재계 등이 받아서 그대로 주장하고, 이들의 주장을 다시 조중동이 대서특필해주는 방식으로 독자를 농락한 것이다.
이번에도 조중동이 지면을 통해 누리꾼들의 조중동 광고 불매운동을 대대적으로 비난하고, 경제5단체가 나서 여기에 힘을 실어주고, 다시 조중동이 경제5단체의 주장을 대서특필하는 과정이 이뤄졌다. 19일 중앙일보와 조선일보는 1면에서, 동아일보는 2면에서 경제5단체의 공문을 크게 보도했다. 자신들의 목적에 따라 필요한 기사를 만들고 이를 통해 여론을 호도하려 든 것이다.

누리꾼들과 시민들은 ‘왜곡보도를 하지 말라’고 요구하는데, 이런 운동에 대해 다시 여론왜곡을 시도하고 있으니 참으로 답답한 노릇이다. 조중동은 누리꾼들이 왜 분노하고 있는지 아직도 깨닫지 못했거나 아니면 알면서도 반성할 마음이 없는 모양이다.
광고로 먹고사는’ 조중동에게 광고매출의 감소는 위기의식을 불러올만한 일이다. 더욱이 이런 사태가 조중동이 매도해 온 ‘좌파언론운동세력’이 아니라 평범한 누리꾼과 시민들에 의해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은 조중동에게 엄청난 충격일 것이다.

우리는 어려움에 처한 조중동에게 ‘이명박 정부를 반면교사로 삼으라’고 말하고 싶다. 지금 조중동이 독자들의 항의에 대처하는 방식이나 이명박 정부가 국민들의 저항에 대처하는 방식은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 객관적으로 제기되는 문제를 모른 척 하고, 본질은 놔둔 채 ‘꼼수’와 ‘편법’으로 여론을 호도하겠다는 것 아닌가?

독자들과 싸우려고 하지 말고, 독자들의 불만을 해결하려고 노력해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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